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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알시 뉴스/정치

일본 새 총리에 기시다 후미오, 하지만 민심은 고노?

by 우알시 2021.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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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향신문

자유민주당(자민당) 신임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이 선출됐습니다. 이에 따라 기시다 총재는 10월 4일 일본의 100대 총리에 취임하게 됐습니다. 유력한 총재 후보였던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은 1차 투표에 이어 2차 결선투표에서도 2위에 머물렀습니다. 일본 내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은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해 왔습니다. 한마디로 민심은 고노를 향해있었는데요. 기시다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고노를 제치고 어떻게 총재가 될 수 있었을까요?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따로 있습니다. 이를 각각 총선과 대통령 선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국회의원(참의원, 중의원)을 뽑는 선거만 진행하고, 선거 결과에 따른 집권당의 총재가 총리를 맡게 됩니다. 현재 일본의 집권당은 자민당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의 총재로 선출된 기시다가 일본의 새로운 총리로 취임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의원내각제에는 큰 단점이 있습니다. 집권당의 총재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일본 정치의 고질적 문제인 파벌정치를 심화시키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밑에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자민당 총재 선거 방식과 결과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의 방식과 결과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자민당 총재 1,2차 투표방식

이번 선거는 크게 1차 투표와 2차 투표(결선투표)로 나뉩니다. 1차 투표는 국회의원 382표와 당원표 382표(당원 113만 명 투표를 의원 수 비율로 환산한 것)로 이뤄지고,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표를 얻는다면 새로운 총재가 됩니다. 만약 어느 후보도 과반을 넘기지 못한다면 2차 결선 투표를 진행합니다. 2차 투표는 국회의원 382표와 도도부현(일본의 광역자치단체)의 대표 47표로 이뤄져 있으며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새로운 총재가 됩니다. 당원표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1차 투표와 달리 2차 투표는 국회의원의 표가 89%를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2차 결선 투표까지 간다면 많은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가 새로운 총재로 선출될 것이 유력해 보였습니다.

1차 투표 결과

1차 투표 결과는 어땠을까요?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은 당원표에서 가장 많은 169표를 얻었으나 국회의원 득표에서 크게 밀려 한 표차로 2위에 머물게 됩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긴 후보가 없어 결선 투표를 진행하게 되었고, 기시다 총재는 여론지지도를 보여주는 도도부현 표에서는 8대 39로 졌지만 의원 표에서는 249대 131로 크게 앞서 승리했습니다.

일본의 파벌정치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일본의 파벌정치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파벌정치에 관해서는 잘 설명한 글이 있으니 이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민당의 파벌을 알아야 일본 정치가 보인다

이 글에선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 해보려고 합니다. 한국이 아닌 일본의 정치에 대한 이야기, 일본 자민당의 파벌(派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히 일본 정치를 ‘파벌 정치’라고 이야기

slownews.kr

기시다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아베전선의 지원을 받는 다카이치와의 연합을 결정합니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속한 고치카이파와 아베 전 총리가 속한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 그리고 아소파의 지지를 이끌어 냅니다. 또한 일본의 현역 의원들은 자민당의 개혁을 앞세운 고노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기시다를 지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시다는 선거에서 승리합니다.

결국 국민의 지지도와는 크게 상관 없이 당 내의 몇 개의 파벌이 밀어주느냐에 따라 총리가 결정된 셈입니다. 이 때문에 어떤 이는 기시다 내각을 '아베 없는 아베'라며 파벌정치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총재를 선출하는데 국회의원의 의견이 크게 반영되는 일본 의원내각제의 특성과 오랜 파벌정치의 역사를 고려했을 때 이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파벌정치는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당 내의 여러 파벌은 서로를 견제하고 독재를 막는 장치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올해 11월과 내년 7월은 일본에서 각각 중의원과 참의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총재 선거 결과에 대한 민심이 선거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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